귀를 파내는 기구를 우리는 '귀이개'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귀개'가 아니라 왜 '이'가 붙은 '귀이개'가 되는 것일까요? 귀와 관련된 다른 사물 '귀찌, 귀걸이'의 경우 귀에 바로 뒷말이 붙는 것과 반대로, 귀이개는 왜 '-이개'가 붙게 된 것일까요? 오늘은 '귀개', '귀이개' 중 올바른 맞춤법이 '귀이개'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귀이개 어원
귀이개는 20세기에 처음 등장한 단어입니다.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귀를 파는 도구'라는 뜻을 지닌 단어는 '귀우개'뿐이었습니다. '후비다'라는 뜻을 지닌 '우의다'가 '귀'에 명사형으로 결합하면서 '귀우개'로 사용된 것인데요. 이후 20세기 초까지 '귀개, 귀우개, 귀개' 등의 단어가 변형되어 사용되면서, 점차 '우의다'에 대한 어원 의식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947년 조선어학회에서 편찬한 큰사전에서 중심 표제어를 '귀이개'로 삼으면서 '귀이개'가 우세하기 시작했는데요. '귀우개'의 어원 의식이 사라지면서 음운 변화가 발생하여 '귀이개'로 어형이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현재는 '귀이개'만 표준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2. 귀이개 맞춤법 - 제15조항
'귀개'는 그르고, '귀이개'가 옳은 이유에 대해서는 표준어 사정 원칙 제15항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제15항에서는 '준말이 쓰이고 있더라도, 본말이 널리 쓰이고 있으면 본말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준말(귀개)이 사용되더라도, 본말(귀이개)이 널리 쓰이고 있는 경우 본말(귀이개)을 표준어로 삼을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맞춤법은 '귀이개'로, 그 외 '귀파개, 귀후비개, 귀쑤시개, 귀지개' 등은 잘못된 표현이 됩니다.
다시 정리하면, 귀이개의 어원은 '귀우개'이며 최초 '후비다'라는 뜻을 지닌 '우의다'의 명사형이 '귀'와 결합하여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의다'의 어원 인식이 약화되면서 현대에 이르러 '귀이개'가 우세하여 표준어로 남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귀이개' 외 나머지 표현은 모두 비표준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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